의협 정기대의원총회, 김택우 집행부에 힘 실어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김택우 집행부에 힘 실어

의대생 준회원 제도 도입하며 젊은 의사 지원 의지 표명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의정 갈등과 전임 회장 불신임이라는 위기 속에서 출범한 김택우 집행부의 방향성에 힘을 실었다.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은 의협 임원 인준과 의대생 준회원 제도 도입 등을 의결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정부에 의대 증원 정책의 원상복구와 국정조사를 강력히 요구했다.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

젊은 의료인 포용하는 의협 구상... 준회원 제도로 가시화

김택우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직역과 지역을 아우르는 포용적인 집행부 구성 의지를 밝히며 "젊은 의사와 의대생의 목소리가 회무에 담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전공의와 의대생이 임원단에 합류한 점을 강조하며 미래 세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안건은 의대생 준회원 제도 도입이었다. 대의원회는 재석 대의원 179명 중 159명의 찬성으로 해당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새로운 제도에 따르면 국내 의과대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의협의 준회원이 될 수 있으며, 회원의 권리와 의무는 부여되지 않는다. 이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에 대한 지원책이자,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박형욱 대의원회 부의장은 "미래 의료를 이끄는 학생들에게 의협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형태"라며 "준회원 제도를 통해 협회에 관심을 갖는 기회로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명하 의협 상근부회장도 "현재 자율적으로 1년여 투쟁에 앞장선 미래 의사 회원인 의대생을 준회원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 지원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

의료 정상화 위한 강력한 대정부 요구... "의대 증원 국정조사해야"

의협 대의원회는 정부에 윤석열 정권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이 정책의 기획과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유사 사태 재발을 방지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그릇된 의료 정책에서 벗어나 올바른 의료 정책으로 되돌아와야 한다"면서 "'의료개혁'이라고 호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택우 회장은 "의료 농단 사태로 심각하게 훼손된 의료시스템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간의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며 "의대 증원의 책임자인 관련 부처의 장·차관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오는 6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 기간 제시되는 보건의료 공약들이 또 다른 의료 개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는 조승래·장종태·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의료계 현안 해결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대생 수업 복귀 문제 두고 내부 의견 엇갈려

총회에서는 1년 넘게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의대생들의 향후 행보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고려대의대 교수이자 대한의학회 임원인 홍순철 대의원은 "개인적으로 의대생에 대한 복귀 시점이 지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의협이 의대생 대책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택우 회장은 "의대생이 자발적으로 휴학을 신청했기 때문에 수업 복귀 문제를 의협이 나서서 메시지를 낸다고 해서 돌아갈 것 같지 않다"라며 "현재 의대생은 복귀할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다. 그 명분을 선배들, 대의원이 찾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대생을 방패막이로 써서 목적이나 결과를 이뤄내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덧붙이며, 유급 조치에 법적 소송을 검토할 경우 법률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교수 직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로 나온 김승진 대의원은 "의대정원 확대의 근본적 원인은 교수에게 있다"며 "흉부외과 전문의가 전국에 2000명 가까이 되는데 그중 대학병원에 갈 자리가 없어서 개원가로 나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

국민 설득 강화하고 의료계 내부 결속해야

총회에서는 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민 설득과 내부 결속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김교웅 대의원회 의장은 "과거의 의사표시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국민이 오케이 할 때까지 국민에게 다가가는 의사 본연의 자세를 앞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상림 대의원은 "의료대란 사태 해결이 요원하고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집행부는 죽기살기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결의문에서 "상실감에 빠진 젊은 회원과 의대생 치유에 힘쏟으라"고 하면서 "개업의·교수·봉직의 모든 직역을 망라해 의협이 젊은 회원과 의대생의 든든한 우산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원 동참만이 의협 역량 강화와 하나된 의협을 만들 수 있다"며 내부 결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총회에서 의결된 주요 안건들은 앞으로 의협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의정 갈등 해소와 의료계 내부 화합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대생 준회원 제도 도입은 의료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반응형

 

세상뉴스정보

 

잘못된 걸음이 부르는 건강 위기, 걷기의 힘, 그리고 위험성…

잘못된 걸음이 부르는 건강 위기, 걷기의 힘, 그리고 위험성… | 더뉴스메디칼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 KDI “동네병원 과잉진료” vs 의정연 “분석방법 한계”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 KDI "동네병원 과잉진료" vs 의정연 "분석방법 한계" | 더뉴스메디칼

 

다시 보면 좋아요

 

2025.04.25 - [세상엿보기] - 현미에서 발견된 무기비소, 건강식의 양면성 드러나

현미에서 발견된 무기비소, 건강식의 양면성 드러나

2025.04.24 - [세상엿보기] - 건강보험 지출 증가 원인 논란: KDI와 의료계 의견 대립

건강보험 지출 증가 원인 논란: KDI와 의료계 의견 대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