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사회적경제 만났을 때, 진짜 지속가능한 미래 만들어질까?

ESG와 사회적경제 만났을 때, 진짜 지속가능한 미래 만들어질까?

기업 경영 평가 기준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단순한 수익성 추구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까지 고려하는 ESG경영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사회문제 해결을 핵심 목표로 하는 사회적경제와의 접점이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의 자본력과 시스템, 사회적경제 조직의 현장성과 사회적 감수성이 결합될 때 어떤 시너지가 창출될까. 두 영역의 협력이 단순한 상호보완을 넘어 진정한 사회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신한대학교 폴리마테스대학원 사회적경제학과 석사과정 이성민

ESG경영, 기업 가치 평가의 새로운 잣대로 부상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줄임말로 현재 기업 경영의 핵심 기준이 되었다. 기후변화, 노동권 침해, 부패한 지배구조 등이 기업의 주요 위험요소로 인식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ESG를 기업 가치 산정의 필수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 이윤 창출 능력만으로 기업의 성공을 판단했던 시대는 지났다. 현재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회와 동반성장하는지가 기업 평가의 핵심 척도가 되었다. 환경을 파괴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기업은 투자 유치와 소비자 선택에서 배제되는 현실이다.

ESG경영, 기업 가치 평가의 새로운 잣대로 부상

사회적경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경제활동의 대안

사회적경제는 ESG와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되었지만 유사한 목표를 추구한다.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으로 대표되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수익보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우선시한다.

발달장애인 고용을 통한 카페 운영, 지역 자원 활용 공동체 일자리 창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경제활동 자체를 사회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활용하며, 시민사회와 풀뿌리 공동체의 실천에서 출발한 움직임이다.

서로 다른 출발, 같은 목표점을 향한 두 흐름

ESG는 글로벌 투자 환경과 대기업 중심 시스템 변화에서 나온 개념이다. 반면 사회적경제는 시민사회와 지역 공동체의 자발적 실천에서 시작되었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두 영역 모두 환경 보호, 인권 존중,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는 지속가능성 목표를 공유한다.

이런 공통분모는 최근 두 영역 간 협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의 자본력·시스템과 사회적경제의 현장성·사회적 감수성이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며 새로운 협력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대기업-사회적경제 협력 확산, 구체적 성과 사례들

실제로 ESG 실천 기업들과 사회적경제 조직 간 협력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SK]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성과보상하는 독특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사회적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현대차]는 지역 기반 협동조합과 친환경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이런 협력은 한쪽의 자본·시스템과 다른 쪽의 현장성·사회적 감수성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윈윈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ESG 내재화 노력과 생존 전략

사회적경제 조직들도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선한 목적의 활동에 그치지 않고 내부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환경 기준 준수 등 ESG 요소를 자체적으로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런 변화는 투자 유치와 사회적 신뢰 확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사회적 목적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경영이 어려운 현실에서 ESG 기준 준수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ESG와 사회적경제가 손잡을 때, ‘경영이 윤리를 만나고, 경제가 공동체를 품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가능해진다.

남은 과제들: 형식적 ESG와 영세한 사회적경제

하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ESG가 때로는 형식적 수준에 머물며 실질적 변화 없는 '그린워싱' 비판을 받는 경우가 있다. 겉으로만 친환경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사회적경제 영역은 영세성과 낮은 수익성 문제로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정책 역시 두 영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적 접근에서 아직 미흡한 상태다.

 

진정성 있는 실천이 만드는 지속가능한 미래

결국 핵심은 진정성이다. 기업이 ESG를 마케팅 도구가 아닌 경영 철학으로 받아들이고, 사회적경제가 단순한 선한 사업을 넘어 혁신적 대안경제로 발전할 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ESG와 사회적경제를 별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제도와 자본을 보유한 기업 영역과 실천력과 공동체 정신을 갖춘 사회적경제 영역이 협력할 때, 경영이 윤리와 만나고 경제가 공동체를 포용하는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이 현실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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