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꽃가루 알레르기 달력 발표 - 온난화로 수목류 꽃가루 날림 시기 빨라져

2025년 꽃가루 알레르기 달력 발표 - 온난화로 수목류 꽃가루 날림 시기 빨라져

기상청, 최신 알레르기 유발 꽃가루 달력 개발... 봄철 수목류 꽃가루 평균 3일 앞당겨져

기상청이 지난 15일 '2025년 알레르기 유발 꽃가루 달력' 최신판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달력은 2014~2024년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2007~2017년 관측 자료로 만든 2019년판을 갱신한 것이다.

분석 결과 봄철 수목류(오리나무, 측백나무, 참나무 등)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는 평균적으로 3일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7일로 가장 크게 앞당겨졌으며, 서울·대전·강릉은 5일, 대구·부산·광주·전주는 1일씩 빨라졌다.

기상청은 "산기슭이나 공원, 아파트 조경수로 흔히 보이는 수목류의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이 과거보다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목류 꽃가루 날림 기간은 전국 평균으로 4일 감소해, 더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꽃가루가 날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계절별 꽃가루 날림 양상 변화 - 봄철은 짧아지고 가을철은 길어져

봄철 수목류와 달리 가을철 잡초류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은 전국 평균 5일 늘어났다. 돼지풀과 쑥의 꽃가루 날림 시점은 일주일 빨라진 반면, 환삼덩굴은 일주일 늦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알레르기 유발 정도가 매우 강한 잔디 꽃가루의 날림 기간은 중부지방에서 10일, 남부지방에서 3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에서는 34일이나 길어져 지역별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은행나무의 경우 꽃가루 날림 시작일이 4월 10일에서 4월 9일로 하루 당겨진 반면, 날림 기간은 24일에서 19일로 감소했다. 그러나 1㎥당 연간 누적 꽃가루 수는 1,170개에서 3,271개로 크게 증가했다.

소나무는 꽃가루 날림 시점이 4월 3일에서 4월 5일로 이틀 늦어진 대신, 날림 기간이 78일에서 61일로 17일 단축되면서 1㎥당 꽃가루 수가 5,935개에서 3,558개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증가 추세 - 온난화로 증상 발현 시기 빨라져

온난화로 봄 시작이 앞당겨지면서 봄철 불청객인 꽃가루 알레르기가 찾아오는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3월 1~10일 경기 한양대구리병원 인근에서 채집한 꽃가루는 총 152개로 작년 같은 기간(141개)보다 7.8% 증가했다.

올해 3월 평균 기온은 영상 7.6도로 작년 3월(6.9도)보다 따뜻했으며, 이로 인해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봄이 갈수록 앞당겨지면서 꽃가루 날림 현상도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2021년 491만1,876명에서 2023년 743만373명으로 50%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는 9% 증가해 200만 명에 육박했고, 천식 환자도 52.6% 늘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30)씨는 지난달 초부터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 비염 증상이 나타나 동네 의원을 다니고 있다며 "일할 때 집중도 잘 안 되고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보통 3월 말이나 4월 초쯤 비염 증상이 생기는데 올해는 더 일찍 나타나 고생"이라고 덧붙였다.

알레르기 유발 주범은 눈에 띄는 꽃이 아닌 풍매화 - 참나무·오리나무·자작나무·삼나무 주의해야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화려한 꽃이 아닌 나무다. 참나무·오리나무·자작나무·삼나무처럼 번식을 위해 봄바람에 꽃가루를 날려 보내는 '풍매화(風媒花)'가 알레르기를 주로 유발한다.

4월 초순부터 5월 하순까지 꽃가루를 날리는 참나무는 과거 산속에서 주로 자랐으나, 최근에는 도심에도 식재되고 있다. 물가 주변에 주로 자라는 오리나무의 꽃가루도 바람에 실려 도심까지 이동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본래 한대식물인 자작나무는 남한에 자생하지 않았으나, 최근 전국 골프장, 휴양 시설, 신규 아파트 단지에 조경 목적으로 심는 추세다. 삼나무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들여와 제주도와 남해안에 식재되었으며, 이로 인해 봄철 제주도 여행 중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관광객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가루 지수는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4단계로 구분된다. 지난 10일 전남 광양에서는 참나무 꽃가루 위험 지수가 '높음'을 기록했으며, 이는 대부분의 알레르기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하는 수준이다.

부산, 울산, 경남 창원·김해·양산은 '보통'으로, 알레르기 환자에게 야외 활동 시 선글라스와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11일에는 경북 포항, 대구 일부와 경산 등지로 '보통' 예보가 확대되고, 12일에는 경남·전남 남해안 일부 지역이 '높음'을 보일 전망이다.

알레르기 예방과 대처법 - 사전 약물 복용과 생활 속 예방수칙 지켜야

알레르기 질환은 꽃가루뿐만 아니라 집먼지진드기, 찬 기온, 황사·미세먼지에 의해서도 악화될 수 있다. 봄철에는 겨우내 옷장에 보관 중이던 봄옷을 꺼내 입는 과정에서도 알레르기가 심해질 수 있는데, 이는 따뜻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집먼지진드기가 주로 옷이나 침구류, 카펫 등에 서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봄철 큰 일교차로 인해 새벽이나 밤에 운동할 때 감기에 걸려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도 많다.

의료 전문가들은 "꽃가루 알레르기가 발생하기 전부터 알레르기를 낮추는 약물을 복용하면 증상이 미미하거나 거의 없이 꽃가루 시즌을 넘어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혁 힘내라내과의원 원장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방치하면 수면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스프레이) 등으로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에서는 코를 세척하고 점안액을 사용해 자극을 줄이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에는 실내에서 창문을 닫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나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이 좋다.

꽃가루가 잘 달라붙는 니트나 털옷은 피하고, 꽃가루가 많은 날에는 낮 시간대 빨래를 실외에 널어 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새롭게 개정된 꽃가루 달력은 국립기상과학원 홈페이지(www.nim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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