눔, 위고비 절반 용량으로 149달러 판매... "합법적 컴파운딩" vs "불법 모조품" 논쟁 격화

눔, 위고비 절반 용량으로 149달러 판매... "합법적 컴파운딩" vs "불법 모조품" 논쟁 격화

한국계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이 노보 노디스크 반발에도 불구하고 위고비 소용량 판매 시작

 

한국계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Noom)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위고비 절반 용량을 14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제약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기존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2.5mg 바이알이 349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약 57% 저렴한 가격이다.

눔은 FDA가 승인한 컴파운딩 제도를 활용해 개인 환자 맞춤형으로 소량 제조 판매한다는 입장이지만, 노보 노디스크는 이를 불법 모조품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FDA가 올해 2월 세마글루타이드를 공급 부족 목록에서 제외했음에도 불구하고 눔이 판매를 계속하고 있어 법적 논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연 눔의 저용량 위고비 판매는 합법적인 의료 서비스일까, 아니면 제약회사를 우회하는 불법 행위일까?

눔의 저용량 위고비 판매 전략, 기존 가격의 절반으로 시장 공략

눔은 5월 21일부터 노보 노디스크의 복합 세마글루타이드를 개인 환자 맞춤형으로 소량 판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헬스케어와 헬스·다이어트 분야를 다루는 한국계 스타트업으로, 힘즈앤허스 헬스(Hims&Hers Health)와 유사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눔의 판매 방식은 FDA가 승인한 위고비의 일반적인 스타터 0.25mg 용량의 절반으로 시작하여 20주에 걸쳐 FDA가 승인한 최대 용량인 2.4mg의 단일 용량 바이알까지 점차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가격 경쟁력도 눈에 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위고비나 젭바운드의 2.5mg 바이알 가격이 349달러인 반면, 눔은 같은 용량을 14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유럽 비만학회 연구 결과, 절반 용량도 체중 감량에 효과적

눔의 저용량 판매 전략에는 과학적 근거도 뒷받침되고 있다. 5월 13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개최된 유럽 비만학회에서 보고된 약 2,7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의 절반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체중 감량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이 연구 결과는 눔의 저용량 판매 전략이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의학적 효과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임을 시사한다. 환자들은 더 적은 비용으로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강력 반발, "불법 모조품 판매" 주장

하지만 노보 노디스크는 눔의 판매 행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FDA가 경고한 바와 같이 조제 업체는 복용량과 성분에 대한 조작되고, 불필요하며, 구실이 없는 모조품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을 판매함으로써 연방 조제법을 회피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에서 극히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는 불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시에 힘즈앤허스 헬스, 로(Ro) 등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환자에게 위고비를 직접 공급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FDA 컴파운딩 제도의 모호한 경계선

논쟁의 핵심은 FDA의 컴파운딩(compounding) 제도 해석에 있다. FDA는 특정 약물의 공급이 부족할 때 오리지널을 대체할 수 있도록 컴파운딩이 가능하도록 하지만, 컴파운딩 제품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실시하지 않는다.

컴파운딩은 개별 환자가 필요로 하는 약품을 만들기 위해 성분을 혼합하는 작업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특정 자격을 갖춘 조제약국에 컴파운딩을 허용하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관련 완제품을 대체하기 위한 컴파운딩이 가능하다.

눔은 해당 약물이 FDA가 공급 부족 목록에서 제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FDA의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5월 13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개최된 유럽 비만학회에서 보고된 약 2,7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의 절반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체중 감량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과거 일라이 릴리의 컴파운딩 경고와 FDA의 입장 변화

이번 논쟁은 과거 사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2024년 1월, 일라이 릴리는 안전성과 효능 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를 미용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내 조제약국에서 해당 약물을 컴파운딩하여 판매하는 것에도 경고한 바 있다.

같은 해 FDA는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공급 부족 목록에 등재하였고, 미국 힘즈앤허스 헬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여 약물을 판매하였다. 하지만 2025년 2월 21일 FDA는 노베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공급 부족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발표를 하며 컴파운딩 약물 판매에 대한 중단을 알렸고, 60~90일간의 판매 중단 유예 기간은 2025년 5월 22일부로 종료되었다.

젭바운드 판매 예고로 경쟁 더욱 격화 전망

눔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릴리(Lilly)의 젭바운드(Zepbound)에 대해서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노보 노디스크와의 갈등을 넘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전체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움직임이다.

온라인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한 저가 약물 판매 모델이 확산될 경우, 기존 제약회사들의 수익 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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