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첨단기술 세계 5위 달성했지만 바이오는 10위...2035년 세계 5대 바이오강국 목표 실현 가능할까?

한국 첨단기술 세계 5위 달성했지만 바이오는 10위...2035년 세계 5대 바이오강국 목표 실현 가능할까?

미국·중국 독주 체제 속 한국의 기술력 현주소 드러나

 

하버드 케네디스쿨 벨퍼 센터가 발표한 핵심 및 신흥 기술 지수에 따르면, 한국이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 우주, 양자 등 5개 주요 첨단기술 분야에서 종합 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5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반도체 분야 우위를 바탕으로 상위권에 진입했으나, 바이오 분야는 10위에 그쳐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35년 세계 5대 바이오강국 달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 나와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과연 한국은 어떤 방법으로 바이오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미국과 중국이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

반도체 강국 한국, 5개 첨단기술 종합평가서 5위 기록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하버드 케네디스쿨 벨퍼 센터는 지난 6월 5일 핵심 및 신흥 기술 지수를 통해 25개국의 첨단기술 경쟁력을 평가했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인공지능 9위, 반도체 5위, 바이오 10위, 양자 12위, 우주 13위를 기록하며 종합 5위에 올랐다. 한국보다 상위권에 자리한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이며, 이어서 독일, 대만, 프랑스 등이 뒤를 이었다.

벨퍼 센터는 수천 개의 공개 및 상업 데이터를 활용해 구축한 정량적 모델을 통해 각국의 기술력을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GDP 세계 14위임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 분야에서 5위를 차지한 것은 최첨단 ICT 인프라, 세계적 수준의 인터넷 속도, 정부의 디지털 전환 노력, 선도적인 기술기업들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미국·중국 기술패권 양강구도, 바이오 분야 격차 최소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이 5개 첨단기술 분야에서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으며, 두 국가 다음부터는 점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모든 부문에서 강력한 성과를 보이지만 완전한 패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외국 장비 의존도, 취약한 초기 단계 민간 연구, 얕은 자본 시장으로 인해 반도체와 첨단 AI에서는 뒤처지지만, 제약 생산, 양자 감지, 양자 통신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이오 분야에서 미중 간 격차가 가장 적다는 것이다. 벨퍼 센터는 "중국이 바이오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할 가장 즉각적인 기회를 가지고 있으며, 향후 개발이 세계 힘의 균형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안보, 유전공학, 백신 연구, 농업 기술 분야에서 민간 부문 혁신과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중국은 광범위한 대규모 공공 투자와 국가 지원 제조를 통해 의약품 생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 정부, 2025년 6조 8천억원 R&D 투자 계획 발표

한국 정부는 첨단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2022년 5개 첨단기술 분야가 모두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데 이어, 2023년 국가전략기술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2024년 범부처 기본계획이 마련됐다.

제1차 기본계획(2024-2028)에 따라 2025년 12대 전략기술 전반에 걸쳐 6조 8천억 원(약 49억 달러)의 R&D 예산이 배정됐다. 특히 AI, 반도체, 바이오, 양자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한국이 직면한 과제들도 지적했다. 점점 세계화되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정책과 공적 자금 지원이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하며, 인구 감소와 STEM 전공 학생들의 의학 분야 진로 추구 경향으로 인한 인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 2025년 6조 8천억원 R&D 투자 계획 발표

바이오 분야 10위, 2035년 세계 5대 강국 목표와 격차

한국의 바이오기술 순위는 미국, 중국, 유럽, 일본, 영국, 독일, 인도, 호주, 캐나다에 이어 10위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35년 세계 5대 선진 바이오 강국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한국이 아직 대규모 공공 및 민간 자본을 바이오 강점으로 전환하지 못했지만, 이 분야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감안할 때 주목해야 할 국가라고 평가했다.

2022년 첨단바이오가 AI·반도체, 양자기술과 함께 3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정된 후, 2025년 첨단바이오 연구개발 투자액은 2조 1천200억 원(15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올해 1월에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출범해 관련 부처 장관, 주요 바이오기업 대표, 학계 및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위원회는 신약 개발 가속화, 거대 펀드 조성, 생산 능력 확대,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바이오 경쟁력 강화 위한 3대 핵심 과제 제시

보고서는 한국의 바이오기술 육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포괄적인 국가 바이오 데이터 플랫폼 개발 가속화다. 현재 바이오기술 환경의 단편화된 특성을 해소하고 R&D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 산업계, 병원, 연구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규제 장벽 개선과 공공 R&D 확대다. 기존 규제를 검토하고 개선해 신약 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바이오 기업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내 규제를 국제 기준 및 주요 국가 기준과 비교 평가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셋째, 적극적인 인력 개발이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해당 분야 대학원 수준 인적 자원이 7.9% 증가에 그친 점을 지적하며, 대학과 연구 센터의 관련 프로그램 지원과 국내외 학계-산업계 연결 파트너십 프로그램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I와 바이오 분야에서 기업들의 세계화와 국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집중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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